"
길에 떨어져 있는 빈 깡통을 줍는 일은 누구의 의무도 아닙니다. 자기가 버린 게 아니니까요. 그런 일은 모두의 일이지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이’입니다. ‘어른’이란 그럴 때 선뜻 깡통을 주워서는 주변에 쓰레기통이 없으면 자기 집으로 가져가 분리수거해서 재활용품 수거일에 내다 놓는 사람입니다. ‘아이’는 시스템 보전이 모두의 일이므로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른은 시스템 보전은 모두의 일이므로 곧 자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만큼의 차이입니다.
" p.40 「1장. 소비사회와 가족의 해체」
[책 소개 ]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의 등장’은 고도성장기를 거친 모든 사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가족이 해체되고 저마다 독립적인 소비자가 되기를 부추기는 이 시대, 혼밥, 혼술이 유행하는 한국 사회에서 함께 사는 삶의 가치를 역설하는 우치다의 말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비칠지도 모르지만, 각자도생 시대에 보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공생의 기술이야말로 생존의 기술이라는 저자의 이야기는 생태학적인 ‘이론’이 아니라 생명력을 북돋는 방법을 평생에 걸쳐 몸으로 수련한 무도인으로서 ‘신체성’에 근거한 주장이라 할 수 있다. 수십 년 동안 합기도를 수련하며 몸으로 터득한 관계성과 레비나스를 스승으로 모시고 수십 년 동안 공부한 ‘관계의 철학’이 일맥상통함을, 십여 년 넘게 혼자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체험적으로 깨달았다고 말한다.
2014년에 나온 이 책의 원제는 <거리의 공동체론>이다. ‘리버럴한 보수’ ‘사회수선론자’를 자처하는 우치다는 자본주의 세례를 받으면서 와해된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매우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준다. “나부터 어른이 되어보면” 세상이 조금씩조금씩 바뀔 거라는 믿음을 전파하면서, 세대간의 종적 연대가 인류사적으로 언제나 중요한 과제임을 역설한다.
[ 목차 ]
머리말
_ 먼저 내 발아래 유리조각을 줍는 일
한국어판 서문
_ ‘조용한 상식인’들과 함께 조금씩 조금씩
1장.
소비사회와 가족의 해체
“넌 경차로 충분해!”
비용 대비 효과를 견주는 아이들
‘아이 같은 어른들’이 늘고 있다
강자에게는 지원할 의무가,
약자에게는 지원받을 권리가
어른이 없는 사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다
2장.
아버지의 몰락과 압도하는 어머니의 등장
부모 자식 관계가 어려운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청소년 범죄가 늘고 있다’는 거짓말
묵시록적 공포, 핵전쟁
부모 자식 관계는 예나 지금이나 소원하다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은
드라마 소재가 못 된다
가족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아버지
‘압도적인 지배력을 가진 어머니’의 탄생
‘어머니에 의한 지배’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약함’을 전제로 하는 육아 전략
어머니가 아버지 역할을 겸함으로써
생겨나는 어려움
3장. 확대가족론
‘엄마 일’은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똑똑한 사람은 ‘가족 내 서열 두 번째’를 선택한다
‘편의점 점원’이 되어 가는 교사들
서열이 사라진 아이들 사이에서 더 심해지는 왕따
누군가를 상처 입힐 때의 전능감
가상 세계와 현실이 뒤바뀌면
무술을 필수교과로 하는 것의 어리석음
놀이는 신체와 상상력의 공동 작업
연대의 능력이 삶의 능력
돈도 힘도 없는 약자들의 공동체
풍요와 가난의 양면성
4장. 격차사회의 실상
격차사회와 계급사회는 다르다
유아는 ‘과거의 나’, 노인은 ‘미래의 나’
아이가 수입으로 어른의 가치를 판단하는 사회
돈이 없으면 인간이 아닌가
사회적으로 요청되는 ‘분수에 넘치는 생활’
“이 물은 내 거야, 너는 마시지 마!”
‘공정한 경쟁’이라는 함정
5장. 학교교육의 한계
애국심 교육이 어리석은 까닭
사익 추구와 공교육의 몰락
학교교육에 희망을 걸었던 시대
자본주의는 빈부 격차의 확대를 원한다
이 나라가 살아남기 위한 과격한 주장
6장. 불통을 넘어서는 소통 능력
평소에 하지 않던 짓을 일부러 하기
매뉴얼화가 삶의 힘을 빼앗는다
상대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데까지
가까이 다가가기
7장. 다음 세대와 연결하기
사제지간은 대등한 인간 관계가 아니다
‘노력과 보상’이 비례하지 않는 관계
진정한 능력은 지나고 봐야 알 수 있다
상거래와 다름없는 오늘날의 부모 자식 관계
약자의 어려움을 낳는 가족의 해체
다음 세대와 연결하는 일부터 시작하자
8장. 안테나 감도를 높이기
경쟁을 부추기는 ‘남녀고용기회균등법’
페미니즘과 자본주의는 궁합이 좋다
사제 관계를 이해하기 어려운 세대
‘운이 따르는 선배’를 찾는 여성들
‘운이 좋은 사람’ 따라가기
‘양질의 정보’가 흐르는 통로
정보를 감정할 수 있는 능력
9장. 자아 찾기의 함정
이전 세대에서 횃불을 이어받기
개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SNS로
시대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
연장자들이 악덕기업처럼 굴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 결정’을 하지 않는다
‘자아 찾기’라는 자멸적인 이데올로기
저학력, 반지성, 이기적인 젊은이들
클레이머의 증가는 하층 계급화의 상징
10장. 제자라는 삶의 방식
스승을 찾는 여행
제자의 일방통행이어도 좋다
‘나는 모른다’는 해방감
스승을 욕망하는 법을 배우기
배움의 스위치가 켜지면 멈추는 일은 없다
‘이 사람을 따라가도 괜찮겠다’
스승을 발견하면 절반은 성공
내가 먼저 ‘어른’이 되어 보면
펴낸이의 말 _ 종적 연대를 위하여
[ 지은이 ]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거리의 사상가’로 불리는 일본의 철학 연구가, 윤리학자, 번역가, 칼럼니스트, 무도가.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 문학부 불문과를 졸업한 뒤 에마뉘엘 레비나스를 발견해 평생의 스승으로 삼고 프랑스 문학과 사상을 공부했다. 도쿄도립대를 거쳐 고베여학원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가 2011년 퇴직하고 명예교수가 되었고 현재는 교토 세이카대학의 객원교수로 있다. 글을 통해 70년대 학생운동 참가자들이나 좌익 진영의 허위의식을 비판해 스스로를 ‘업계 내에서 신보수주의자로 분류되는 것 같다’고 하지만 헌법 9조 개정에 반대하고 아베 내각을 ‘독재’라는 강한 표현으로 비판하고 있고, 공산당 기관지와의 인터뷰에서 ‘마르크스의 가르침의 가장 본질적인 대목, 즉 사물의 근저에 있는 것을 파악한다는 의미에서 래디컬한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하는 등 진영의 논리를 넘어선 리버럴한 윤리학자의 면모가 강하다.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현재까지 공저와 번역을 포함해 100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 2011년 그간의 저술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놀랍고, 재미있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을 모토로 삼은 이타미 주조 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 『망설임의 윤리학』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 『아저씨스러운 사고』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사가판 유대문화론』(고바야시 히데오 상 수상) 『하류 지향』 등이 있고 정신적 스승인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곤란한 자유』 『초월, 외상, 신곡-존재론을 넘어서』 『폭력과 영성』 『모리스 블랑쇼』 등을 번역했다.
"
길에 떨어져 있는 빈 깡통을 줍는 일은 누구의 의무도 아닙니다. 자기가 버린 게 아니니까요. 그런 일은 모두의 일이지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이’입니다. ‘어른’이란 그럴 때 선뜻 깡통을 주워서는 주변에 쓰레기통이 없으면 자기 집으로 가져가 분리수거해서 재활용품 수거일에 내다 놓는 사람입니다. ‘아이’는 시스템 보전이 모두의 일이므로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른은 시스템 보전은 모두의 일이므로 곧 자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만큼의 차이입니다.
" p.40 「1장. 소비사회와 가족의 해체」
[책 소개 ]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의 등장’은 고도성장기를 거친 모든 사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가족이 해체되고 저마다 독립적인 소비자가 되기를 부추기는 이 시대, 혼밥, 혼술이 유행하는 한국 사회에서 함께 사는 삶의 가치를 역설하는 우치다의 말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비칠지도 모르지만, 각자도생 시대에 보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공생의 기술이야말로 생존의 기술이라는 저자의 이야기는 생태학적인 ‘이론’이 아니라 생명력을 북돋는 방법을 평생에 걸쳐 몸으로 수련한 무도인으로서 ‘신체성’에 근거한 주장이라 할 수 있다. 수십 년 동안 합기도를 수련하며 몸으로 터득한 관계성과 레비나스를 스승으로 모시고 수십 년 동안 공부한 ‘관계의 철학’이 일맥상통함을, 십여 년 넘게 혼자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체험적으로 깨달았다고 말한다.
2014년에 나온 이 책의 원제는 <거리의 공동체론>이다. ‘리버럴한 보수’ ‘사회수선론자’를 자처하는 우치다는 자본주의 세례를 받으면서 와해된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매우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준다. “나부터 어른이 되어보면” 세상이 조금씩조금씩 바뀔 거라는 믿음을 전파하면서, 세대간의 종적 연대가 인류사적으로 언제나 중요한 과제임을 역설한다.
[ 목차 ]
머리말
_ 먼저 내 발아래 유리조각을 줍는 일
한국어판 서문
_ ‘조용한 상식인’들과 함께 조금씩 조금씩
1장.
소비사회와 가족의 해체
“넌 경차로 충분해!”
비용 대비 효과를 견주는 아이들
‘아이 같은 어른들’이 늘고 있다
강자에게는 지원할 의무가,
약자에게는 지원받을 권리가
어른이 없는 사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다
2장.
아버지의 몰락과 압도하는 어머니의 등장
부모 자식 관계가 어려운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청소년 범죄가 늘고 있다’는 거짓말
묵시록적 공포, 핵전쟁
부모 자식 관계는 예나 지금이나 소원하다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은
드라마 소재가 못 된다
가족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아버지
‘압도적인 지배력을 가진 어머니’의 탄생
‘어머니에 의한 지배’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약함’을 전제로 하는 육아 전략
어머니가 아버지 역할을 겸함으로써
생겨나는 어려움
3장. 확대가족론
‘엄마 일’은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똑똑한 사람은 ‘가족 내 서열 두 번째’를 선택한다
‘편의점 점원’이 되어 가는 교사들
서열이 사라진 아이들 사이에서 더 심해지는 왕따
누군가를 상처 입힐 때의 전능감
가상 세계와 현실이 뒤바뀌면
무술을 필수교과로 하는 것의 어리석음
놀이는 신체와 상상력의 공동 작업
연대의 능력이 삶의 능력
돈도 힘도 없는 약자들의 공동체
풍요와 가난의 양면성
4장. 격차사회의 실상
격차사회와 계급사회는 다르다
유아는 ‘과거의 나’, 노인은 ‘미래의 나’
아이가 수입으로 어른의 가치를 판단하는 사회
돈이 없으면 인간이 아닌가
사회적으로 요청되는 ‘분수에 넘치는 생활’
“이 물은 내 거야, 너는 마시지 마!”
‘공정한 경쟁’이라는 함정
5장. 학교교육의 한계
애국심 교육이 어리석은 까닭
사익 추구와 공교육의 몰락
학교교육에 희망을 걸었던 시대
자본주의는 빈부 격차의 확대를 원한다
이 나라가 살아남기 위한 과격한 주장
6장. 불통을 넘어서는 소통 능력
평소에 하지 않던 짓을 일부러 하기
매뉴얼화가 삶의 힘을 빼앗는다
상대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데까지
가까이 다가가기
7장. 다음 세대와 연결하기
사제지간은 대등한 인간 관계가 아니다
‘노력과 보상’이 비례하지 않는 관계
진정한 능력은 지나고 봐야 알 수 있다
상거래와 다름없는 오늘날의 부모 자식 관계
약자의 어려움을 낳는 가족의 해체
다음 세대와 연결하는 일부터 시작하자
8장. 안테나 감도를 높이기
경쟁을 부추기는 ‘남녀고용기회균등법’
페미니즘과 자본주의는 궁합이 좋다
사제 관계를 이해하기 어려운 세대
‘운이 따르는 선배’를 찾는 여성들
‘운이 좋은 사람’ 따라가기
‘양질의 정보’가 흐르는 통로
정보를 감정할 수 있는 능력
9장. 자아 찾기의 함정
이전 세대에서 횃불을 이어받기
개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SNS로
시대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
연장자들이 악덕기업처럼 굴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 결정’을 하지 않는다
‘자아 찾기’라는 자멸적인 이데올로기
저학력, 반지성, 이기적인 젊은이들
클레이머의 증가는 하층 계급화의 상징
10장. 제자라는 삶의 방식
스승을 찾는 여행
제자의 일방통행이어도 좋다
‘나는 모른다’는 해방감
스승을 욕망하는 법을 배우기
배움의 스위치가 켜지면 멈추는 일은 없다
‘이 사람을 따라가도 괜찮겠다’
스승을 발견하면 절반은 성공
내가 먼저 ‘어른’이 되어 보면
펴낸이의 말 _ 종적 연대를 위하여
[ 지은이 ]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거리의 사상가’로 불리는 일본의 철학 연구가, 윤리학자, 번역가, 칼럼니스트, 무도가.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 문학부 불문과를 졸업한 뒤 에마뉘엘 레비나스를 발견해 평생의 스승으로 삼고 프랑스 문학과 사상을 공부했다. 도쿄도립대를 거쳐 고베여학원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가 2011년 퇴직하고 명예교수가 되었고 현재는 교토 세이카대학의 객원교수로 있다. 글을 통해 70년대 학생운동 참가자들이나 좌익 진영의 허위의식을 비판해 스스로를 ‘업계 내에서 신보수주의자로 분류되는 것 같다’고 하지만 헌법 9조 개정에 반대하고 아베 내각을 ‘독재’라는 강한 표현으로 비판하고 있고, 공산당 기관지와의 인터뷰에서 ‘마르크스의 가르침의 가장 본질적인 대목, 즉 사물의 근저에 있는 것을 파악한다는 의미에서 래디컬한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하는 등 진영의 논리를 넘어선 리버럴한 윤리학자의 면모가 강하다.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현재까지 공저와 번역을 포함해 100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 2011년 그간의 저술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놀랍고, 재미있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을 모토로 삼은 이타미 주조 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 『망설임의 윤리학』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 『아저씨스러운 사고』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사가판 유대문화론』(고바야시 히데오 상 수상) 『하류 지향』 등이 있고 정신적 스승인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곤란한 자유』 『초월, 외상, 신곡-존재론을 넘어서』 『폭력과 영성』 『모리스 블랑쇼』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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