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오랫동안 후드티 안에 숨어 지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첫 번째 회사에서 나는 육아휴직 중에 사표를 냈다. 사실상 권고사직이었다. 회사에 대한 배신감과 나에 대한 자괴감이 뒤엉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마음이 온통 흙빛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바로 직장을 구했다. 1년은 육아휴직하며 아이를 돌까지 키우고 싶었는데 당장 어디라도 출근하지 않으면 경력 공백이 길어지게 될까 봐서였다.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긴 채 새 직장에 출근했다. 아이가 생후 6개월 때였다.
" '없어도 되는 사람' 중
[ From. 출판사 ]
후드티 하나하나에 담긴,
썩 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애쓴 마음들의 기억
옷장을 정리하려다 당황하곤 한다. 이건 한없이 힘들 때 나에게 주는 선물로 산 옷, 이건 중요한 날 갑옷을 입는 심정으로 입고 출근한 옷…. 옷 하나하나마다 사연이 있어 작아져도, 낡아도 쉽게 버리지 못한다. 그렇게 옷은 자기 자신의 역사다. 아무튼 시리즈 서른여덟 번째는 그 옷 중에서도 머리를 덮는 쓰개가 달린 옷, 후드티 이야기다.
‘후드티 애호가’로 통하는 저자는 개발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는 틈틈이 만화를 연구하고 글을 쓰는 만화평론가, 기술을 기반으로 페미니즘 활동을 하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 아이의 엄마다. [아무튼, 후드티]는 바로 그 한 사람의 역사, 그 역사의 순간순간에 함께한 후드티에 대한 이야기다.
“나에게 중요한 건 먼 미래가 아니라 바로 오늘이다. 대개의 오늘, 나는 후드티를 입는다. 후드티는 하루를 견디게 할 뿐 아니라 여기저기 터져나가는 내 온갖 호기심을 끝없이 지탱해준다. 내가 가장 외로웠던 날들, 가장 잘 해내고 싶은 날, 그리고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있는 날까지 나는 후드티와 함께였다.”
후드티 입은 여자는 어디든 간다!
최상위 부유층이 후드티를 입고 단상에 오른다. 자유로움, 혁신을 내세우고 싶을 때 어떤 이들은 그렇게 후드티를 입는다. 누군가는 후드티를 입고 거리를 다닌다는 이유로 경찰의 총에 맞는다. ‘함께 모였다’ ‘함께 도모한다’, 후드티는 여럿이 함께 입고 모이는 자리에도 제격이다. 모자 달린 이 옷은 그야말로 정체성이 다양하다.
그렇기에 저자가 말하는 ‘나의 후드티의 역사’ 또한 다채롭다.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대학생 시절 만난 노란색 후드티 무리, 신분증처럼 후드티를 입고 출근하는 개발자들, 스스로 B급 개발자라 여긴 저자가 어렵게 꺼낸 발표를 경청해준 여성 개발자들, 몸에 대한 부끄러움과 강박에서 벗어던지고 싶었을 때 노브라의 강력한 지원군이 되어준 후드티….
맹목적으로 사랑하다 마음이 길을 잃을까 봐, ‘오답 노트’를 기록하듯 모자란 것, 못하는 것만 스스로에게서 찾게 될까 봐 두려운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좋아하니까 해봤고, 해보니까 좋았다. 그렇다면 이제 마음이 가리키는 곳으로 가뿐하게 출발할 수 있다고 깨달았다.
후드티 입은 여자는 어디든 가니까. 후드티 한 벌이면 충분하니까. 내가 살아온 시간들이 그렇게 말해주니까.
[ 목차 ]
전투에 임할 땐 후드티를 입는다
내 하루하루의 증인
후드티가 신분증이 될 때
B급 개발자의 워너비
소중한 것을 잃지 않고 싶어서
마음도 옷장도 하나씩 하나씩
이제는 오답 노트를 버려볼까
후드티 입은 여자는 어디든 간다
우리는 가깝지만 느슨하게
덕질은 나눌수록 커지잖아요
‘없어도 되는 사람’
[ 지은이 ]
조경숙
개발자로서 IT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몇몇 회사를 거쳐 지금은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십대여성인권센터 IT지원단 women do IT팀 활동가, 테크-페미 액티비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독립연구자로서 합정만화연구학회를 꾸리는 만화평론가이기도 하다. 꽤 복잡한 일상을 살고 있지만, 지금껏 그래왔듯 ‘ 후드티 입은 여자는 어디든 간다’ 는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채우고 있다.
[ 아무튼시리즈 ]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00
‘생각만 해도 좋은, 설레는, 피난처가 되는, 당신에게는 그런 한 가지가 있나요?’ 아무튼 시리즈는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시인, 활동가, 목수, 약사,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개성 넘치는 글을 써온 이들이 자신이 구축해온 세계를 각권의 책에 담아냈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라는 교집합을 두고 피트니스부터 서재, 망원동, 쇼핑, 게스트하우스, 스릴러, 스웨터, 관성 같은 다양한 주제를 솜씨 좋게 빚어 한 권에 담아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읽는 재미를 더했다. 길지 않은 분량에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져 부담 없이 그 세계를 동행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이 시리즈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하나의 시리즈를 만드는 최초의 실험이자 유쾌한 협업이다. 색깔 있는 출판사, 개성 있는 저자, 매력적인 주제가 어우러져 에세이의 지평을 넓히고 독자에게 쉼과도 같은 책 읽기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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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오랫동안 후드티 안에 숨어 지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첫 번째 회사에서 나는 육아휴직 중에 사표를 냈다. 사실상 권고사직이었다. 회사에 대한 배신감과 나에 대한 자괴감이 뒤엉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마음이 온통 흙빛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바로 직장을 구했다. 1년은 육아휴직하며 아이를 돌까지 키우고 싶었는데 당장 어디라도 출근하지 않으면 경력 공백이 길어지게 될까 봐서였다.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긴 채 새 직장에 출근했다. 아이가 생후 6개월 때였다.
" '없어도 되는 사람' 중
[ From. 출판사 ]
후드티 하나하나에 담긴,
썩 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애쓴 마음들의 기억
옷장을 정리하려다 당황하곤 한다. 이건 한없이 힘들 때 나에게 주는 선물로 산 옷, 이건 중요한 날 갑옷을 입는 심정으로 입고 출근한 옷…. 옷 하나하나마다 사연이 있어 작아져도, 낡아도 쉽게 버리지 못한다. 그렇게 옷은 자기 자신의 역사다. 아무튼 시리즈 서른여덟 번째는 그 옷 중에서도 머리를 덮는 쓰개가 달린 옷, 후드티 이야기다.
‘후드티 애호가’로 통하는 저자는 개발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는 틈틈이 만화를 연구하고 글을 쓰는 만화평론가, 기술을 기반으로 페미니즘 활동을 하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 아이의 엄마다. [아무튼, 후드티]는 바로 그 한 사람의 역사, 그 역사의 순간순간에 함께한 후드티에 대한 이야기다.
“나에게 중요한 건 먼 미래가 아니라 바로 오늘이다. 대개의 오늘, 나는 후드티를 입는다. 후드티는 하루를 견디게 할 뿐 아니라 여기저기 터져나가는 내 온갖 호기심을 끝없이 지탱해준다. 내가 가장 외로웠던 날들, 가장 잘 해내고 싶은 날, 그리고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있는 날까지 나는 후드티와 함께였다.”
후드티 입은 여자는 어디든 간다!
최상위 부유층이 후드티를 입고 단상에 오른다. 자유로움, 혁신을 내세우고 싶을 때 어떤 이들은 그렇게 후드티를 입는다. 누군가는 후드티를 입고 거리를 다닌다는 이유로 경찰의 총에 맞는다. ‘함께 모였다’ ‘함께 도모한다’, 후드티는 여럿이 함께 입고 모이는 자리에도 제격이다. 모자 달린 이 옷은 그야말로 정체성이 다양하다.
그렇기에 저자가 말하는 ‘나의 후드티의 역사’ 또한 다채롭다.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대학생 시절 만난 노란색 후드티 무리, 신분증처럼 후드티를 입고 출근하는 개발자들, 스스로 B급 개발자라 여긴 저자가 어렵게 꺼낸 발표를 경청해준 여성 개발자들, 몸에 대한 부끄러움과 강박에서 벗어던지고 싶었을 때 노브라의 강력한 지원군이 되어준 후드티….
맹목적으로 사랑하다 마음이 길을 잃을까 봐, ‘오답 노트’를 기록하듯 모자란 것, 못하는 것만 스스로에게서 찾게 될까 봐 두려운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좋아하니까 해봤고, 해보니까 좋았다. 그렇다면 이제 마음이 가리키는 곳으로 가뿐하게 출발할 수 있다고 깨달았다.
후드티 입은 여자는 어디든 가니까. 후드티 한 벌이면 충분하니까. 내가 살아온 시간들이 그렇게 말해주니까.
[ 목차 ]
전투에 임할 땐 후드티를 입는다
내 하루하루의 증인
후드티가 신분증이 될 때
B급 개발자의 워너비
소중한 것을 잃지 않고 싶어서
마음도 옷장도 하나씩 하나씩
이제는 오답 노트를 버려볼까
후드티 입은 여자는 어디든 간다
우리는 가깝지만 느슨하게
덕질은 나눌수록 커지잖아요
‘없어도 되는 사람’
[ 지은이 ]
조경숙
개발자로서 IT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몇몇 회사를 거쳐 지금은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십대여성인권센터 IT지원단 women do IT팀 활동가, 테크-페미 액티비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독립연구자로서 합정만화연구학회를 꾸리는 만화평론가이기도 하다. 꽤 복잡한 일상을 살고 있지만, 지금껏 그래왔듯 ‘ 후드티 입은 여자는 어디든 간다’ 는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채우고 있다.
[ 아무튼시리즈 ]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00
‘생각만 해도 좋은, 설레는, 피난처가 되는, 당신에게는 그런 한 가지가 있나요?’ 아무튼 시리즈는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시인, 활동가, 목수, 약사,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개성 넘치는 글을 써온 이들이 자신이 구축해온 세계를 각권의 책에 담아냈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라는 교집합을 두고 피트니스부터 서재, 망원동, 쇼핑, 게스트하우스, 스릴러, 스웨터, 관성 같은 다양한 주제를 솜씨 좋게 빚어 한 권에 담아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읽는 재미를 더했다. 길지 않은 분량에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져 부담 없이 그 세계를 동행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이 시리즈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하나의 시리즈를 만드는 최초의 실험이자 유쾌한 협업이다. 색깔 있는 출판사, 개성 있는 저자, 매력적인 주제가 어우러져 에세이의 지평을 넓히고 독자에게 쉼과도 같은 책 읽기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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